"편지를 쓰고 싶은 계절"
낮에는 따가운 하늘, 밤에는 이불을 당기는 변화의 계절,
슬그머니 왔다가 어느 틈에 가버리는 아쉬움의 계절.
짧은 계절을 위한 마지막 추수에 우리의 등골이 휘어질 때,
철없는 아이들은 산과 들을 분주히 오간다.
에미도 에비도 계절에 바쁘고, 귀찮은 애들은 저들을 따라가니,
고요 만 있는 계절의 한 낮에는, 자연의 기쁨이 우리를 대신 한다.
방문 앞 마루 위에는, 벌레들의 행진이 한창이고,
먹다 남은 식탁 위에서는, 그들의 웃음 소리가 고요를 대신할 때,
앞마당 멍석 위에 널려 있는 빨간 고추 위에는,
두어 마리의 잠자리가 마지막 짝짖기를 하고,
따가운 계절의 햇살이 반쯤 드리워진, 처마 밑 평상 위에는
사랑의 유희도 힘에 겨운지, 잠시 내려와 쉬는 빨간 잠자리.
담장을 따라 핀 계절의 코스모스 위에는
나비들의 한가로움과 벌들의 부지럼이 어지러운 시간,
어디선가 홀로 남은 매미의 소리는, 지나가는 시간을 아쉬워 하고
멍석 위에 빨간 고추 그 빛을 더 하고, 계절의 빛은 따가움을 더 한다.
시끄러운 소음의 계절, 여름은 지나가고,
풀벌레와 귀뚜라미의 절절한 소리가 떠나가는 여름을 위로 할 때 쯤이면,
고요의 계절, 사색의 시간에, 촛불이 그리워지고,
점점 깊어가는 밤에, 심지를 돋우며, 가을을 맞으면
가을, 가을의 밤은, 편지를 쓰고 싶은 계절
나는 지나간 아름다움을 기억 하기로 한다.
-k1-
No comments:
Post a Comment